제 블로그에 담은 2007년 8월 소양호 내평리 낚시 조행기입니다.

 

넓은 호수. 맑은 물. 시원한 자연환경. 이런 것들이 댐 낚시의 묘미가 아닐까?

하지만 언제부턴지 댐 낚시에서 붕어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다.

자연히 댐 낚시를 멀리하게 되면서 오름수위 낚시에 대한 기대감만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의 직장인이 오름수위에 때맞춰 낚시터를 찾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드디어 기회가 왔다. 춘천에 살게 되면서 가까이 있는 소양호의 오름수위를 노리게 된 것이다.

1차 시도는 작년 7월 중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상걸리를 찾았다.

그러나 개울 건너 눈여겨 봐둔 육초대에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차가 건너다닐 수 있는 개울이 거대한 하천이 되어 버린 것이다.

부득불 육로 진입이 가능한 건너편 너덜바위 쪽에서 낚시를 시도하였으나

부유물이 너무 많아 낚시 줄만 끊기는 악전고투 끝에 철수한 기억이 아프다.

 

해를 넘겨 지난 8월 10일 2차 시도를 감행하였다.

장소는 인터넷 “붕어와 구구리”카페 ‘쾌도난마’님이 조행기를 올린 내평리였다.

연일 호우주의보가 계속되고 초행길이어서 망설여졌으나 흔치않은 기회를 놓치기 아까워

선배 한분을 모시고 과감히 길을 나섰다.

 

캄캄한 밤. 계속되는 비속에 임도를 포장해놓은 길을 굽이굽이 돌고 고개 넘어 얼마나 갔는지 모른다.

포장도로 끝자락에 도착하니 출입통제를 위해 고정 설치된 철제차단기가 놓여 있었다.

옆에는 달랑 집 한채. 시간은 밤 9시 30분경. 현지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난감스러웠다.

다행히 집에 불이 켜져 있어 염치불구하고 찾아가 궁금증을 해소한다.

 

인터넷에서는 분명히 낚시장소 옆 비포장 길가에 차가 여러대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째 이상하다.

차단기가 설치된 지 3년도 넘었다는 설명에 아리송하기만 하다(소개된 조행기는 2006년 9월 거다).

어떻든 집주인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랜턴을 켜들고 어두운 풀숲을 헤치며 찾아 내려가니 4분여 거리에 호수가 보인다.

 

비는 오락가락. 번쩍이는 번개. 쏟아져 내리는 계곡 물소리는 왜 그렇게 큰지. 아무도 없는 초행길,

비 내리는 어둠속의 물골은 두려움이 들 정도로 기괴하다.

그러나 애타게 노려왔던 오름수위 아니던가.

유사시 긴급대피를 위해 최소한의 채비만 챙겨들고 호수 초입에 대를 폈다.

 

나는 2칸, 2.6칸 두 대, 선배는 달랑 3칸 한대를 폈다.

수심은 1.5~2.5m 정도. 대를 설치하고 나니 조금 전과는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뭔가 모를 기대가 앞선다.

이거 대박나는거 아냐? 낚시꾼들의 마음이란~

 

비는 오락가락. 이따금씩 번쩍번쩍. 물은 계속 불어나고 뒤로 뒤로 후퇴를 거듭한다.

찌는 말뚝이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후회스러움이 뇌리를 스친다.

이거 날 잘못 잡은 거 아냐?

계속 뿌려놔 붕어도 먹을게 있어야 오지."

30여년 조력의 선배님은 역시 경륜이 넘친다.

 

낮선 곳, 악천후 출조에 따른 긴장감 때문에 잊고 있던 배고품이 느껴진다.

그래 일단 먹고 하자. 차에서 먹을 것을 챙겨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다.

때맞춰 찾아온 젊은 조사(대단한 젊은이다. 그 험한 날씨, 야심한 밤에 외진 곳까지 며칠 휴가를 내어 혼자 낚시터를 찾았단다.)와

함께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하여 허기를 달래면서 술한잔 나눈다.

 

몸은 비에 젖어 축축하고 차오르는 물을 피해 후퇴를 거듭하는 불안한 자세에다

술한잔까지 했겠다 졸음이 몰려온다.

그러나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물과 호우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을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오름수위 아닌가? 금방이라도 붕어가 몰려올 것만 같은 기대감에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하지만 꼼짝도 않는 찌. 그렇게 그렇게 밤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역시 댐 낚시는 어려운 것인가? 분명히 오름수위가 맞는데 뭐가 잘못된 거지?

4시가 넘어 선지도 꽤 되었고, 어느새 희미하니 여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 순간. 옆자리 선배가 챔질을 한다. 촤아~악 뭔가 걸렸다.

큰 저항 없이 딸려 나오는 물체. 가까이 다가오자 제법 힘을 쓴다.

다 와서 바늘털이를 시도하는 시커먼 물고기. 크기가 예사롭지 않다. 향어인가?

붕어는 아닌 거 같다는 선배님 말씀. 그러나 끌어낸 순간. 선배가 외친다.

“야 이거 붕어다! 대물이다!” 딸려 나오는 힘이 약해서 마음을 놓았을까 뜰채 없이 그냥 들어올린다.

순간 몸부림치는 붕어. 바늘이 빠져 버렸다.(선배는 미늘없는 바늘을 사용한다.)

뭍으로 떨어진 붕어. 퉁퉁 튕기더니 잡아채는 선배 손을 뿌리치고 물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아 허탈함! 뜰채를 펴놨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너무 크다.

갑자기 다가온 대물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던가. 이번에는 뜰채를 펴놓고 낚시를 재개한다.

 

밤사이 밑밥 품질 때문인가 아니면 오름수위 덕분인가 드디어 기다리던 붕어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서로 번갈아가며 걸어낸다. 이게 얼마만이냐! 날은 훤히 밝았다. 계속 입질이다.

 

한여름 뙤약볕으로 변한 날씨. 낮 12시경 철수할 때까지 입질은 끊이지 않았다.

총 조과 20여수.(꽤나 떨구었다.) 씨알은 40㎝급에서 7치까지 다양했으며 8치 내외가 많았다.

토종과 떡이 반반. 모처럼 맛본 손맛. 낮선 장소로 악천후 날씨에서 길 나서기가 쉽지 않았지만 선택은 적중했다.

소양호에도 많은 붕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오름수위는 모처럼 허기진 댐 낚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었다.

 

 

현장 생물미끼 팁 하나!

 

찌가 가만히 옆으로 흐른다. 잽싸게 낚아챘다.

순간 뿌우~욱. 대물이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팅~ 힘없이 낚시대가 튕겨 나온다. 아이고 아까와라.

그런데 으이잉 바늘 끝에 송사리(참붕어)가 딸려 나온다. 어찌된 것일까.
상황을 살펴보건대 떡밥을 먹던 바늘에 꿰인

송사리를 대물붕어가 삼켜버린 것이고 짧은 바늘 끝에 대물이 걸렸다 빠진 것.

사라진 대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애꿎게 걸려든 송사리 등짝을 꿰어 던졌다.

그리고 잠시 후 찌가 올라간다. 서서히 계속 올라간다. 몸통까지 올라갔다.

챌까 말까. 기다려야 돼. 자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돼. 인내심을 갖고 더 기다린다.

애구애구 거기가 끝이었다. 찌가 내려간다. 또 기다린다. 한참 뒤 다시 서서히 올라간다.

올라~간다. 찌 몸통이 보인다. 참자참자. 찌가 살랑살랑. 그러다 또 슬그머니 잠겨버린다.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건져내서 다시 던진다.

아이쿠 아까운 송사리가 바늘을 털고 날아가 버렸다.

언젠가 괴산 신항지에서 참붕어로 대물을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역시 현장에서는 생물미끼가 반드시 통한다는 것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